런던, 안녕?

旅/2013' England 2013. 1. 17. 19:17

인천공항에 조금 느즈막히 도착했던 탓에 일찌감치 티켓팅을 하는데에 실패하고 말았다.

결국 중간 좌석밖에 남지 않아 내키지 않았지만 결국 늦은건 내 탓이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바쁘게 나오느라 이어폰도 두고 나온 걸 뒤늦게 알아채고 면세점에서 하나 구입했다.

라운지에 앉아 보딩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내가 타게 될 비행기를 바라보며

'결국 이렇게 또 떠나는 구나'

했다.

 

 

그렇게 오랜 열망이었던 유럽행 비행기에 올랐다.

장거리 비행은 언제나 그렇듯 지치기 마련.

그렇지만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가득찬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억지로라도 잠을 청해본다.

 

영국항공은 처음이었지만, 괜찮았다.

크루들도, 서비스도.

기내식은 어떤 항공을 타든 크게 기대하지 않는 편이라 개인적으론 큰 불만이 없었고.

식사와 별개로 나오는 스낵박스도 지루함을 달래주기엔 충분했다.

 

 

잠을 잔 것도 안 잔것도 아닌 상태로 눈을 떠보니 런던 히드로에 도착했다는 아나운스가 나온다.

낮 2시가 조금 넘은 시각

조금 멍한 상태로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다.

 

이미 출발 전까지 기차패스며 숙소예약으로 좀 지쳐있던 탓에 ,

현지에서 필요한 것은 그 때 그 때 알아볼 요량으로 아주 최소한의 정보만을 가지고 온 터라 오이스터 카드를 구입해야한다는 것만 알고 갔다.

출구로 빠져나와 눈 앞에 보이는 기기에서는 탑업만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한 층내려가 창구 직원에세 오이스터 카드를 구입했다.

당장 히드로에서 시내까지 가는데 오이스터카드와 원데이티켓 중 어떤 걸 이용하는게 나을지 고민할 틈도 없이 나는 바로 오이스터 카드를 구입했다.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탑업은 얼마 정도가 충분할지도 깊게 생각하지 않고, 30파운드 정도면 적당하겠지 싶어 디파짓 5파운드를 포함하여 총 35파운드를 내밀었다.

London in your pocket 이라고 쓰여져 있는 카드 커버와 오이스터 카드를 쥐고 underground라고 불리우는 런던 지하철에 탑승했다.

이미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도쿄의 JR과 메트로를 밥먹듯이 타고 다니며 출퇴근하던 나였기에

런던 지하철을 타고 갈아타는 것은 식은 죽 먹기.

 

 

키 큰 사람은 숙이고 탑승을 해야하는 곡선 형태의 출입문을 가진 런던의 지하철은 참으로 좁다.

마주 보고 앉은 시트 사이의 통로도 좁고 전체적으로 넓지 않았다.

그들보다 훨씬 덩치 작은 일본인들의 지하철도 이보다는 넓었던 것 같은데, 조금 답답한 인상을 받았지만

히드로에서 시내로 나가는 동안 창 밖으로 보이는 스산한 풍경이 참으로 영국다워서 한동안 넋을 놓고 있었다.

내가 그토록 보고 싶어했던 머릿 속으로만 그려왔던 바로 영국의 그 풍경이었다.

 

 

숙소는 런던 브릿지 역에 있는 호스텔.

같은 크리스토퍼 체인점인 Village호스텔이 근처에 있고, 내가 예약한 곳은 Oasis라는 여성전용호스텔이었다.

위치도 좋고 가격도 저렴햇지만, 성가신 점이 있었다면 체크인아웃을 비롯하여 조식과 편의시설 이용은 Village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두 호스텔이 거리상 멀지는 않지만, 왔다갔다 하는 것이 조금 귀찮을 수 있었다. 나는 두 번만에 익숙해져서 생각보다 괜찮았지만 :)

역 밖으로 나오니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2층 버스였다.

 

 

확실히 런던이로구나 - 내가 서 있는 이 길이.

멍해졌던 머리가 갑자기 찬물을 끼얹은 듯 번쩍했고 눈이 크게 떠졌다.

 

호스텔은 미리 위치를 확인해두었던 터라 금방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곳에 도착하니 나를 반겨주는 것은 엄청난 높이의 '계단'이었다.

대형 캐리어를 끌고 갔던 내게 계단은 치명적이었는데 심지어 이런 높이라니!

 

 

하지만 기암하는 것도 잠시.

어쩌겟는가 - 올라가야지.

그나마 운좋게도 나는 저 계단만 올라가면 바로 방에 도달할 수 있었다.

더 윗층에 머무는 사람들은 저런 계단을 또 밟고 올라야만 했으니. o_O 스스로 위안하며 -

 

 

조금 어지러운 듯한 안내 문구들을 위로한 채 다다른 방에는 또 다른 한국인과 미국인이 머무르고 있었다.

우리 방 옆으로 방이 하나 더 있었고, 화장실과 샤워실이 각각 분리되어 있었는데 여성전용이라 그런지 제법 꺠끗했다.

리셉션이나 그 어떤 편의 시설도 없이 가장 기본적인 시설만 갖춰져 있던 이 곳은 오롯이 '숙소'로만 사용되는 듯 했다.

 

2시가 넘어 히드로에 도착했고,

숙소까지 오는 시간,

village까지 가서 체크인을 하고 짐을 끌고 올라오는 시간

잠시동안의 휴식

오후 4시면 밤이 되버리는 한 겨울의 런던에서

이렇게 정신없는 시간들이 흐르다 보니 어느 덧 배가 고파왔다.

 

멀리가기엔 조금 피곤한 하루였으니, 런던 브릿지 근처에서 해결하기로 하고 들어간 곳.

북적이는 가게 분위기를 보니 손님들도 많았다.

영국에 왔으니 리얼 피쉬 앤 칩스를 먹어봐야하지 않겠어 ? 하는 마음에 망설임 없이 바로 주문.

 

 

엄청난 양과 크기의 피쉬앤칩스가 나왔다.

호주에서도 본 적 없는 크기로구나.

피쉬 크기에 비해 소스의 양은 턱없이 적어 보였지만 -

제법 맛있고 배부른 식사를 하며 기분좋은 런던에서의 첫 날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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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en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