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숙소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두어번 정도 바뀌었다.

프랑스만 한 달동안 여행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예외라 치고 -

보통 4,5일 조금 길면 일주일 정도를 파리에서 머물고 떠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니까.

 

지베르니, 바르비종 등 그나마 파리에서 가까운 근교들을 갈까도 생각해보았으나 동절기에는 오픈하지 않는 곳도 있었고.

다소 지루해질 즈음이었다.

 

어쩐지 에펠탑이 아닌 샹젤리제에서 파리와의 이별을 고해야할 것만 같았다.

일주일을 꽉 채우고 알차게 사용했던 나비고 대신

3일 째 까르네를 구입해서 쓰려니 -

편하게 찍고 다니던 것에 익숙했던 손이 조금 성가셔졌다.

 

파리의 대부분의 지하철 역은 들어갈 때는 표를 넣어야하지만,

표를 넣고 나가는 개찰구 별개로 옆에 나가는 출구가 있어, 자동으로 문이 열린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바깥 쪽에서 문 위쪽으로 손을 갖다 대었더니. 출구 문이 덜컥 열린다.

사실은 그렇게 들어가면 위법이라 안되는데 (나가는 출구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폴(Saint-Paul) 역에서 딱 한 번 그렇게 탑승을 한 적이 있었다.

걸리면 벌금이므로, 절대 하면 안된다; 하;하;하;

근데 그렇게 하는 파리지앵들을 수월찮게 봤다.

 

무튼

말많고 탈 많았던 파리의 마지막 밤.

 

 

크리스마스는 지났지만,

거리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아직도 열려있었다.

 

지나고 들은 이야기지만, 샹젤리제 거리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1월 7일까지였나보다.

 

 

여전히 북적거리는 거리.

 

아마도.

파리에서 가장 활기넘치는 곳일지도 모르는 이 곳.

 

 

여행을 다니다 보면 ,

나라마다 사람 구경 하기 딱 좋은 대표적인 장소들이 몇 군데 있는데 -

샹젤리제도 그런 곳 중에 하나였다.


 

 

파리에 머무는 동안 가장 많이 찾았던 장소가 샹젤리제였다.

에펠탑 만큼이나 파리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 곳.

 

이 날로 여섯 번째였다.

 

그렇지만 언제나 그렇듯 마지막은 아쉬운 법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는 다음을 기약하면서 시린 마음으로 안녕을 고하는 장소라 하기엔 -

너무나도 반짝거렸던 샹젤리제의 밤 풍경.

 

 

그렇게 개선문을 향해 안녕 - 고하고 난 뒤,

마지막에 웃지 못할 대형 에피소드가 한 가지 더 있었으나,

굳이 언급하지는 않을란다.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했지만

덕분에 파리에서의 추억은 또 하나 건진 셈이니까.

더불어 크나큰 교훈까지

ㅎㅎ

 

' > 2013' Fran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리의 크리스마스  (0) 2013.02.14
파리의 백화점들.  (0) 2013.02.13
라발레 아울렛 그리고 바토무슈  (0) 2013.02.07
뮤지엄 패스를 보다 더 알차게 :-)  (0) 2013.02.05
늦은 밤, 루브르 박물관  (0) 2013.02.04
posted by Jenny♬

파리의 크리스마스

旅/2013' France 2013. 2. 14. 11:16

 

 

낯선 땅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것 -

특히 유럽의 크리스마스에 대한 환상?(이라는 단어를 굳이 쓰고 싶지는 않지만 ) 을 품어본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지 않을까 싶다.

어쩐지 더 특별할 것만 같은, 눈부시게 화려할 것만 같은, 마치 동화같을 것같은.

뭐 그런 감정들 말이다 :)

 

그래서 나 또한 여행 중에 맞게 된 크리스마스를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서 보낼지에 대한 고심이 상당히 컸었다.

여행경로와 이동날짜도 함께 고려하지 않으면 안되었기에,

런던에서 보낼 것이냐 파리에서 보낼 것이냐를 두고 고민하다 결국 파리에서 보내는 것으로 결정했다.

솔직히 영국에서 보내보고 싶은 마음이 조금 더 컸었는데,

그러자니 당초 예정보다 영국에서의 일정이 너무 길어지고...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교통편을 전면 운행하지 않는다는 것도 조금 걸렸다.

 

파리의 크리스마스라 -

화려함으로 점철된 에펠탑과 샹젤리제, 거리, 상점, 골목들을 가득 메운 크리스마스 장식들, 행복해보이는 연인들,

떠올려보니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파리 쪽이 더 예쁠 것 같았다.

 

그.래.서. 이렇게 파리에서 맞게 된 크리스마스.

 

그러나 한 가지 간과하고 있던 사실이 있었으니,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가 아주 커다란 명절과 같은 날이라는 것.

현지 사람들은 오손도손 집에서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그런 날이라는 것.

그래서 대부분의 음식점, 상점들도 문을 닫고, 모든 박물관 미술관들 또한 문을 닫는다는 것.

 

아니나 다를까 .

거리가 한적하다.

카메라를 목에 걸고 삼삼오오 걷고 있는 사람들은 나와 같은 여행객이다.

 

 

차라리 잘 되었다.

조용한 파리를 느껴볼 수 있는 기회도 이때다.

 

산뜻한 햇살이 내리쬐던 크리스마스 아침,

파리 시내를 걸으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발걸음을 옮기는 장소마다 사진을 찍는 일 뿐이었다.

 

 

요며칠동안 그저 무심하게 지나쳐왔을지도 모르는 소소한 풍경들을 천천히 다시금 되돌아본다.

마냥 다 닫은 줄 알았건만,

그래도 몇몇 레스토랑과 기념품샵 등 관광객들이 갈 만한 곳 중에는 문을 연 곳들도 제법 있었다.

 

파리 시청(Hotel de Ville) 부터 걷기 시작했다.

시청 앞의 텅 빈 아이스링크를 지나

생폴(saint paul)을 거쳐 마레지구(Les Marais)까지 걷는다.

 

 

얼마쯤 걸었을까 -

중간에 방향을 잃었는지, 뜬금없이 바스티유 광장이 나왔다.

 

옮기기 전까지는 숙소가 바스티유에 있었는데 ,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던 역사적인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매일같이 지나가며 보면서도 그저 익숙한듯 지나쳐갔던 바스티유 광장의 혁명기념탑을

이 날 처음으로 카메라에 담았다.

 

걷다보니 보주광장도 지나게 되었는데, 역시나 한산하니 - 사람이 없었다.

 

 

유독 눈에 잘 안띄던 스타벅스가 생폴 근처에서 눈에 들어왔다.

그다지 스타벅스를 좋아하는 건 아닌데, 부담없고 와이파이가 되다보니 ,

영국에서도 그렇고 파리에서마저 자꾸 스타벅스를 찾게 된다.

 

파리에도 스타벅스가 제법 있는 걸로 아는데, 내 눈에는 어찌나 안 띄던지.

루브르에서 2곳, 바스티유에서 1곳, 샹젤리제 1곳, 오페라에서 1곳, 그리고 이 곳.

 

 

마레 지구에 예쁘고 특이한 빈티지 샵들이 많다고 들었기에 오픈되어있기를 기대했지만,

역시 크리스마스였던 탓에 아쉽게도 극소수의 샵들만 열려있을 뿐이었다.

마레 지구를 찾아온 또 다른 이유는,

유명하다는 송아지 스테이크 레스토랑 Au petit Fer A cheval에 가기 위해서였다.

 

문 안열었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열었다!!

 

한국인들 사이에서 워낙에 입소문이 난 곳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요전 날 샹젤리제 스테이크 집을 떠올리며 안가는게 나으려나 - 싶었는데.

그래도 다행히 이 곳은 맛도 서비스도. 괜찮았다.

 

 

인기 메뉴는 필렛미뇽(Filet mignon de veau)

 

양도 제법 푸짐하고, 배도 고팠던 탓에 순식간에 모두 내 뱃속으로 -

 

꿀꺽

만족스러운 식사 ♡

 

어스름해질 무렵 마레지구의 어느 빈티지 샵을 구경하고 나오는 순간

다시금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머릿 속에 떠올렸던 프랑스의 크리스마스는.

눈 내리는 로맨틱한 분위기 속 낭만적인 크리스마스.

 

화려한 상점들, 울려퍼지는 캐롤, 곳곳마다 북적북적한 사람들.

이건 어디까지나 크리스마스 직전까지의 모습이라는 것을.

 

실제로는 비가 더 자주 내렸고,

크리스마스 당일날 거리는 한산.

문 연 곳보다 닫힌 곳이 더 많았던.

그래서 상상과는 많이 달랐던 파리에서의 크리스마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리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할 수 있었던.

그런 날.

posted by Jenny♬

파리의 백화점들.

旅/2013' France 2013. 2. 13. 11:50

 

 

 

 

숙소를 옮겨야하는 날이었다.

가장 성수기였던 크리스마스 시즌이 겹친 시기였기에, 파리에서의 숙소예약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한 달 전부터 알아봤음에도 불구하고,

예약이 꽉차서 일주일은 바스티유, 나머지 3일은 다른 숙소로 이동할 수 밖에 없었다.

 

 

위치가 멀리 떨어져있어서 썩 내키지 않았으나 방이 없는 것을 어째 -

그래도 예약이라도 되었으니 그게 어디람 - 하고

처음보다 확연히 무거워진 캐리어를 질질 끌고 숙소로 갔다.

 

 

역에서 주소를 보여주고 찾아가는 길을 물어보았지만, 대답해주는 사람마다 방향을 잘못 알려줘서.

(모르면 알려주지를 말지 )

또 길 찾는데 소요한 시간만 십 여분째.

그렇게 숙소에 다다랐건만.

 

그.러.나.

또 다시 파리의 악몽이 시작되었다.

 

숙소에서 예약이 몰려

우리가 예약한 날짜에 착오가 있었다는 것.

그래서 방이 없단다.

( @#$^*$&%@ 사과하지말란 말이야!!)

 

짜증도. 화를 낼 힘도. 없었다.

그냥 말이 없어졌음.

 

첫 날의 악몽이 떠오르며... 또 다시 주저 앉았다.

그럼 어쩌라는 건지 -

크리스마스 이브 따위는 이미 아웃오브 안중 ㅠㅠ

 

결국 근처에 다른 숙소를 소개해주며

 

그 곳 주인방을 비워주겠단다. 숙소잔금은 고작 하루 2유로씩 빼주겠다며 .

 

하아.

그래서 뭐 어쩐담.

길에서 잘 수는 없으니. 옮겨야지.

했다.

 

 

이미 심신이 지쳐서

솔직이 이 날은 크게 한 일이 없다.

 

그저 백화점들을 둘러보고 다녔기 때문(...)

파리가 슬슬 질려가기 시작했을 즈음이었다.

 

 

굉장히 지친 날이기도했고.

그렇다고 무언가 많이 산 것도 아니건만 생각해보니 이날은 찍은 사진도 거의 없다. 허허허 -

 

 

오페라 역에서 내려 출구에 나오면,

파리의 오페라 하우스가 한 눈에 들어온다.

 

 

 

오페라 역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는 이제까지 갔던 스타벅스 중에 가장 규모가 크고 화려했다.

그래서인지 사람이 너무 많아서, 도통 자리잡기가 어찌나 힘들던지.

프랑스에도 영국의 해롯백화점만큼이나 화려하고 유명한 백화점들이 있다.

라파예트와 프랭탕 백화점이 그렇다.

근데 사실 너무 기대하면 안된다.

나처럼 실망할 수 있기 때문에 (...)

둘 다 그냥,

굉장히 화려한 고급 백화점이다 ;;

 

 

 

정신없이 백화점 구경을 실-컷 하다가,

라파예트 7층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는 파리 시내가 예쁘다고 들었던게 떠올라서

간 김에 위에 올라갔었다.

음....

아무래도 전망은 탁 트여서 보기 좋았지만

...

춥다

 

 

 

라파예트와 프랭탕 안팎으로 크리스마스 이브답게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두 대형 백화점 뿐만아니라,

이 곳들을 사이에 끼고 각종 브랜드 및 골목마다 들어선 로드샵들과 레스토랑들을 돌아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 :)

 

 

였.으.나

 

-

 

이 날 얻은 교훈의 포인트.

성수기 때는.

무조건 숙소 예약 확인 하고 또 재확인하자.

 

그리고 웬만하면

유럽의 크리스마스에 대한 환상은 버리는 것이 좋다

 

 

라파예트 (Galeries Lafayette)

http://www.galerieslafayette.com/

프랭탕 (Printemps)

http://departmentstoreparis.printemps.com/

 

posted by Jenny♬

 

 

파리에서의 시간은 생각보다 훌쩍훌쩍 잘도 흘러갔다.

 

어느 덧 파리에 온지도 일주일이 가까워진 시점에서, 이 날의 테마는 쇼핑으로 결정 :)

오전부터 외곽에 위치한 라발레 아울렛을 찾았다.

참고로 라발레 아울렛은 RER A4라인(빨간색)을 타고 Val 'dEurope(발되로프)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Nation(나숑)역에서 티켓머신 앞에 줄을 서 있는데 , 바로 앞에 있던 이탈리안 커플이 티켓을 못 끊고 몇 분째 헤매고 있었다.

디즈니랜드에 가려고 하는데 혹시 무슨 역인지. 기계로 티켓은 어떻게 끊는지. 좀 도와줄 수 있냐며 묻는다.

파리 디즈니랜드라면 내가 가려던 Val 'dEurope 바로 다음역 Marne la Vallee Chessy.

마침 같은 방향이라서 흔쾌히 알려주고 티켓도 대신 끊어주었더니 몹시도 고마워했다.

덕분에 내 기분도 up :)

 

Val 'dEurope역에서 내리면 출구 오른편으로 코엑스몰을 떠올리게 하는 대형 실내 쇼핑몰을 볼 수 있는데,

이 쇼핑몰을 통과하면, 바로 라발레 아울렛으로 연결된다.

 

입점해있는 브랜드 및 아울렛 정보에 관한 사항은 홈페이지로~

 

라발레 아울렛(http://www.lavalleevillage.com/)

 

 

 

라발레 입구에 있는 아울렛 안내도를 확인하고, 먼저 인포메이션 센터부터 찾았다.

인포센터는 아울렛 가장 안쪽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신한카드, 혹은 삼성카드를 가지고 있다면 10%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다 :)

나는 받은 쿠폰을 2장밖에 사용하지 않아서 나머지는 그 날 밤 다른 분들께 드렸다. ㅎㅎ

 

아울렛 내에서는 와이파이도 이용이 가능한데,

정작 나는 잘 안되길래 이용 못했다

 

실외다보니 쌀쌀하기도했고, 생각보다 살만한게 없었기 때문에 라발레는 적당히 돌고,

점심은 발되로프에서 파니니로 해결.

 

실내라서 춥지 않다보니 쇼핑하기도 더 수월해서, 사실 라발레보다 실내쇼핑몰 쪽에 더 오래 머물러있었다...

 

그렇게 해질 무렵까지 쇼핑삼매경에 빠져있다가, 파리시내로 되돌아왔다.

 

 

모처럼 비도 안오고해서, 바토무슈를 타기 위해 저녁을 먹고 Alma-Marceau(알마마르소)역 으로 향했다.

 

유레일 패스 살 때 덤으로 받았던 바토무슈 무료 탑승권이 있었기에, 따로 티켓 구입을 하지 않아도 됐었는데,

보니까 몇몇 숙박업소에서 구입하면 실가격(11유로)보다 조금 저렴하게(9유로) 구입이 가능한듯 했다.

 

 

바토무슈는 세느강을 따라 파리 시내를 감상할 수 있는 유람선.

대부분 야경을 보러 밤에 많이들 타는데,

아무래도 관광객들이 많이 타는 유람선이다보니 상대적으로 탑승객은 동양인들이 많다.

 

 

그렇다.

 

또 에펠탑이 아무래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

 

 

매시 정각이 되면 5분간 반짝반짝 거리는데,

밤이 되면 더욱 더 화려해지는 에펠탑의 모습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순간이다.

 

 

 

 

파리의 주요 명소들을 지날 때마다 그에 따른 안내방송이 흐른다.

 

실내는 따뜻했지만, 강바람이 춥기보다 시원하게 느껴졌던 나는 계속 바깥에 있었다.

다행히 이 날 많이 춥지 않아서 :)

 

 

파리에 머물며 그동안 지나온 익숙한 장소들이 하나 둘씩 눈에 들어온다.

세느강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아름다운 파리의 밤 풍경에 취해 - 추위는 잠시 잊는다.

 

 

 

 

 

갑자기 현대식 건물이 눈에 띄니 어쩐지 이 곳이 파리 같지 않고, 낯설게 느껴진다.

 

그새 고풍스런 유럽식 옛 건물에 눈이 익숙해져버린 탓이겠지.

 

무언가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그래서 한편으론 무섭다.

 

새로운 것들을 더 이상 새롭지 않게 하고,

퇴색시키고. 무뎌지게 하는 것.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아름다운 파리의 야경을 -

그리고 에펠탑을 -

한참동안 카메라에 담고

또 가슴에 담고, 오래도록 두 눈에 담았다.

 

언젠가 이 곳에 또 다시 오게 된다면.

그 땐 지금보다 더 행복해져서 다시금 마주하고 싶다고 :)

 

posted by Jenny♬

 

 

보면 알겠지만 이 날은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달리는 일정

뮤지엄패스 2일권을 끊으면 뽕을 뽑겠다는 의지로 저렇게 된다.

두번째 아니, 정확히는 세번째로 다시 찾은 루브르 박물관_

또 다시 비가 내렸다.

사진을 보면 비가 와도 루브르는 역시 멋져 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 날 현실 속의 나는.

성가시게 우산까지 고장난 마당에 유독 더 자주 내렸던 비가 정말 싫었다.

 

어차피 나는 안으로 들어가버릴거니까, 마음껏 내리려무나!!

하고 돌아서서 피라미드 안으로 쏙 -

 

 

사실 뮤지엄패스 검사는 굉장히 대충한다.

그도 그럴 것이 뒷면에 패스 사용 날짜를 매번 본인이 적게 되어있고

그냥 스윽 보여주고 들어가면 되기 때문에,

일일히 꼼꼼하게 검사하는 곳이 사실 잘 없었다.

 

그래서 날짜를 편법으로 조작해서 사용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는데,

 

이해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짓은 좀 안했으면 좋겠다. 걸리면 본인만 손해

 

참고로 내가 뮤지엄패스로 갔던 곳은.

베르사이유 궁전, 루브르 박물관2회, 오르셰미술관, 오랑주리미술관, 개선문 (정상올라가기)

※이 중에 조금 까다롭게 검사하는 곳은 오랑주리 미술관뿐이었다.

 

 

 

 

 

그렇게 나는 전 날 미처 다 보지 못했던 작품들을 찾아

루브르 내부를 돌고 돌고 돌았다.

 

그래도 첫 날에 비해 제법 길찾기가 익숙해졌다.

 

 

 

젊은 여인의 초상

 

 

에로스와 프시케 (Psyché ranimée par le baiser de l'Amour) 안토니오 카노바(Antonio Canova)

 

 

그 이름도 유명한 미켈란젤로 (Michelangelo Buonarroti)의

죽어가는 노예(Captif dit l'Esclave mourant)

 

 

성 마리 마들렌느(막달라 마리아) 그레고르 에르하르트(Gregor Erhart)

 

 

 

역시 익숙한 작품이다.

오달리스크(Grand Odalisque)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Jean Auguste Dominique Ingres)

 

 

 

베르사이유 궁전에도 동일한 작품이 한 점 더 있었던.

자크 루이 다비드(Jacques Louis David)의

나폴레옹 대관식(Couronnement de Napoléon)

 

 

사모트라케의 니케(Victoire de Samothrace)

 

 

 

멕시코 추피쿠아로(Chupícuaro) 조각품

 

 

가브리엘 데스트레 자매(portrait of gabrielle d'Estree and one of her sister)

 

 

그리고 또 하나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리슐리 외관에 위치한

나폴레옹 3세 아파트.

 

나폴레옹 3세가 엄청나게 호화스러운 생활을 했다고 하더니,

역시나 집안 곳곳이 눈부시게 화려하다.

 

 

 

 

 

 

그렇다.

이 사람이 나폴레옹 3세.

 

 

워낙 방대한 양의 작품들을 보유하고 있는 루브르이기 때문에

위에 언급한 것은 극소수에 불과.

그래서 솔직히 이틀동안 봤어도, 모자란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

나는 그만큼 루브르가 맘에 들었으니까. 흑흑 -

 

물론. 박물관에 전~혀 흥미 없다 - 뭘 봐도 지루해 - 하는 사람이라면 또 모를까

 

 

내 점심은 바게트 샌드위치.

맛없다

 

함께 식사한 분은 오믈렛(9유로)을 시켰는데, 어쩐지 허전하다며 샐러드(5유로)를 추가했다.

근데 정말 (양상추도아닌 리얼)상추 몇장만 접시에 덜렁

소스도 제대로 안 뿌려져서 소스통 달라했더니 마요네즈랑 머스터드,케찹 같은게 담긴 걸 가져오더라는

 

14유로를 그렇게 허무하게 날리는걸 보고(차라리 그 돈으로 스테이크를 먹었겠;)

딱히 맛은 없었지만 내 샌드위치가 그나마 낫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위안

 

오르셰 미술관과, 오랑주리는 점심 식사 이후에 갔으나,

두 곳 모두 내부 촬영이 금지 되어있기 때문에 따로 내부에서 찍은 사진은 없다.

 

오르셰도 제법 큰 미술관이었지만 상대적으로 루브르에 비해 규모가 작은 두 곳이라, 둘러 보는데 긴 시간을 할애하지는 않았다.

현장에서 대여하는 오디오 가이드는 한국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영어 혹은 일본어로 빌려야했다.

 

참고로 박물관, 혹은 미술관의 한국어 가이드가 필요하다면,

아래 사이트에서 다운로드가 가능하니 - 미리미리 준비하실 분들에게 참고가 되길 :)

http://tourya.com/n_museum/

 

 


저녁을 먹고 야경보러 개선문으로 -

도로에 둘러싸인 개선문에 들어가려면, 지상에서는 건너갈 수 있는 방편이 없으므로 반드시 지하도를 통해야한다.

아마 입장이 밤 9시 반까지였던걸로 기억하는데, 늑장부리다가 9시 20분쯤 도착해서 혹시나 못들어갈까봐

뮤지엄패스로 뽕을 뽑겠다는 강한 의지를 불태우며 막 뛰었다.

(전날 9시40분에 도착해서 못들어갔다는 사람을 봤었기에 )

개선문 정상(?)까지는 계단으로 빙빙 걸어 올라가야하는데,

할만하다.

(랄까, 성당 쿠폴라 몇 번 올라갔다온 사람들한테는 껌이다 )

 

평소에 운동과 거리가 먼 사람이라면 힘들 수 있지만

뮤지엄패스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왕 공짜인 김에 해보길 바란다.

 

 

위에서 올려다보아도

샹제리제.콩코르드광장 거리가 가장 번쩍번쩍. 화려하지만 ,

 

 

저멀리 에펠탑이 더 눈에 들어오는건 어쩔 수 없다.

파리=에펠탑

 

 

세차게 부는 바람때문에

머리카락 휘날리고, 정신없고, 춥고. 시끄럽고.그랬지만.

그런데로 바삐 움직여 뮤지엄패스를 알차게 쓴 것 같다는 생각에 조금 뿌듯 :)

 

 

 

개선문에서 내려다보는 파리 시내 -

파리 시내 중심부에서 올려다 보는 개선문 -

같은 곳 다른 시선으로 파리의 다양한 밤 풍경들을 눈에 담으며 고단했던 하루를 정리해본다.

 

 

posted by Jenny♬

루브르 박물관 야간 개장(18:45~21:45)은 매주 수요일, 금요일 -

 

베르사이유에서 구입했던 뮤지엄패스가, 마침 금요일과 맞물려 느즈막히 루브르 박물관을 찾았다.
2일권이라 다음 날 루브르에 또 올 예정이었기 때문에, 조금 여유있게 보고자 했지만 .... 여유롭지 못했...


 

해질 무렵의 시간에 박물관에 들어가는건 처음인지라 기분이 색다르다,

게다가 참 멋진 외관의 (밤에는 더 멋진) 루브르 박물관이지 않은가 -

 

 

메트로 1번 / 7번선 지나는 루브르 박물관(Le musée du Louvre)역에 하차하면 지하에서 바로 피라미드로 연결된다.

그 곳에서 티켓을 구입하고, 입장하는 편이 관람하기에 더 수월하다.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5유로) 역시 이 곳에서 빌리면 된다 .

 

 

 

명실공히 세계 3대 박물관 답게 루브르의 규모는 상당하다.

 

루브르는 크게 드농(Denon)관, 리슐리(Richelieu)외관, 쉴리(Sully)관으로 나뉘어져있고,

각 전시관은 지하에서 3층까지이다.

오디오가이드로 제공되는 닌텐도DS를 통해서 본인의 현재 위치를 파악해가며 차례로 관람 하면 되는데,

어디서 뭐부터 봐야할지 망설이게 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 또한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루브르 안내도에 나온 각 층의 대표작품들을 하나씩 찾아다니는 것부터 시작했다.

* 주의: 아무래도 나처럼 방향치인 사람들은 초반에 박물관 내에서 좀 헤맬 수 있다.

 

 

 

 

루브르에서 가장 화려하다는 방을 지나,

나라별 시대별 각 전시실을 차례로 둘러본다.

 

특정 작품 앞으로 다가가면 오디오가이드 기기가 작품의 위치를 파악하고 화면에 알려주는데,

이 때 해당 작품을 클릭하면 그에 따른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 넓은 전시관에 유독 한 작품 앞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이유는,

모나리자가 그 곳에 있기 때문이다.

 

 

 

모나리자와 마주 보고있는 벽면에 있는 그림은 제라드 다비드의 '가나의 결혼식'이다.

 

아무리 미술에 대해 무지하고, 그림에 흥미가 없는 사람일지라도,

설명을 듣고 보면 훨씬 그림 감상이 즐거워진다 :)

 

 

 

 

모두가 보고 싶어하는 모나리자는,

역시나 인기작품답게 곳곳에 안내 표시가 되어있었다.

 

생각보다 그림 크기에 실망했다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던데, 좀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긴했다.

그래도 명작은 명작이다.

 

 

 

 

 

밀로의 비너스 앞에서서,

오디오가이드 기기에 위치를 띄우고 작품을 클릭하면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세부적인 설명은 물론이고, 3D 보기도 함께 제공된다.

(근데 실물이 눈 앞에있는데 무슨 이게 굳이 필요한가 )

 

 

 

 

멋진 조각상들이 둘러싸인 방에 서 있으면, 마치 내가 예술가가 된 느낌이 든다.

귓가에 클래식 음악이라도 흘러나와야할 것만 같다.

 

내게 루브르는 그런 곳이었다.

 

 

 

 

늦은 시간에도 그림 그리기에 열중해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들 멋지다, 실력들도 대단하고.

 

 

 

 

리슐리외관 중앙 홀에서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니 밖은 역시나 캄캄.

상대적으로 리슐리 외관 쪽에 사람들이 없어 한산했다.

 

눈부신 조명을 받아 밤에 훨씬 더 아름다워보였던 예술작품들 사이에 앉아 잠시 쉬어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늦은 밤의 루브르는 충분히 가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

 

 

posted by Jenny♬

 

아직 박물관이나 미술관들은 가지 않은 상태여서,

베르사이유부터 간 김에 그 곳에서 뮤지엄패스 2일권을 구입했다.

뮤지엄패스로 베르사이유 무료입장이 가능했기 때문.

 

 

 

운치있는 베르사이유의 겨울 정원은 잠시 뒤에 다시 둘러보기로 하고,

화려한 궁전 내부를 보기 위해 안으로 들어갔다.

참고로 오디오가이드는 무료 :)

 

 

 

미술관을 연상시키는 궁전 내부와 프랑스 특유의 분위기에 흠뻑 취해버렸다.

 

 

 

눈부신 천장의 그림들,

강렬한 색상의 벽지들,

로코코 장식들.

 

사치스러웠던 절대권력의 흔적들.

 

 

 

 

 

 

이렇게 궁전 내부에서 바라보는 정원의 모습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그 시절 마리앙투아네트 왕비가 내다 본 궁전 밖 풍경도 이러했을까 -

 

 

 

 

 

사실 베르사이유 궁전이 지어지기 까지의 배경과 그 뒷이야기들에 대해서 듣는다면,

마냥 우와 ~ 라는 소리가 나오지만은 않는다.

 

지나치게 호화로운 이 궁전을 짓기 위해서, 루이 14세는 엄청난 돈을 탕진했고.

어마어마한 시간과 수만명의 인력이 동원되었다고 한다.

강제적으로 동원된 백성들이 50년간 노동을 착취당하며 밤낮없이 일한 끝에 완공되었는데 ,

그 긴 공사기간동안 무보수였으며 목숨을 잃은 사람들도 부지기 수라고.

 

그렇게 백성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지어진 이 궁전이 오늘 날 프랑스의 대표 관광지가 되었다니

쩝 -

 

 

마치 박물관에 온듯 -

궁전 내부 곳곳에는 수많은 조각상들과, 그림들이 전시되어있다.

 

 

 

쁘띠 트레인은 다음과 같이 생겼다.

궁전을 도는 길이 그다지 평탄하지 않기 때문에

 

이동시 덜컹덜컹 거리는 점은 감안해야한다.

 

궁전에서 제법 멀리 떨어져있는

프리아농, 쁘띠 프리아농, 왕비의 촌락 모두 트레인을 타고 이동이 가능하다.

 

  

 

 

 

베르사이유 궁전에는 우리가 모르는 재미난 뒷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이 아름다운 궁전에 화장실처럼 불결한 공간은 만들 수 없다며, 궁전 내부에 화장실을 짓지 않아

왕과 왕비의 뒷일을 책임져야했던 신하들의 고충.

왕실 사람들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첫날밤, 목욕,식사,심지어 출산까지 -

개인적인 생활의 대부분을 공개하며

늘 감시 속에서 살아야했던 마리앙투아네트 왕비에 대한 왜곡된 진실 등

 

 

 

 

방문하기 전에 미리 베르사이유 궁전에 대해 조금씩만 더 알아보고 가면,

보는 재미, 즐기는 재미가 몇 배는 더 증가하지 않을까 -

 

 

posted by Jenny♬

어릴적 '베르사이유의 장미'라는 애니메이션을 보기 위해 학교가 끝나기 무섭게 집으로 달려갔던 시절이 있었다.

아마도 내 또래 여자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다. :)

 

프랑스 역사에 대해서도 -

마리앙투아네트가 어떤 인물인지도 .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나이였음에도 그 당시 꼬마 여자애들을 단번에 사로 잡았던

바로 그 애니메이션의 배경인 베르사이유 궁전에 왔다.

 

 

 

RER C선을 타고 베르사이 리브 고쉬(Versailles Rive Gauche)역까지 오는 길에 우연히 만난 동행자와 함께,

차가운 손도 녹일겸 커피를 한 잔 사들고

베르사이유 궁전으로 가는 길목까지 곧게 뻗은 가로수 사이를 걸었다.

 

 

 

멀리서 보아도 그 어마어마한 규모가 느껴진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명소이기는 하지만,

베르사이유 궁전을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기에

이 곳을 방문하기 전까지는 사람들 사이에서 극명하게 호불호가 엇갈리는 장소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

이 곳이 루브르와 더불어 프랑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었다. :)

 

 

 

겨울이라 그런지 입장하는 줄이 그리 길지 않아서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궁전 입구에 들어서니,

고깔모자처럼 뾰족뾰족하게 다듬어진 정원목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베르사이유의 궁전에서 가장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곳은 역시 어마어마한 크기의 정원.

굉장히 넓기 때문에 걸어서 모두 보는 것은 무리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은 쁘띠 트레인을 타거나, 전기차(2인용이지만 뒤에도 타면 3인도 가능)를 렌트하거나 한다.

전기차의 경우 1시간에 30유로였는데, 면허증을 보여줘야한다 :)

 

우리는 쁘띠 트레인을 이용 -

 

 

 

 

궁전 곳곳에 위치한 조각상들과, 예쁜 연못들은

그 시절 화려했던 프랑스 절대왕정의 풍경을 가늠할 수 있게한다.

 

 

 

 

 

 

그러나 -

안타깝게도 지금은 겨울이다.

 

겨울의 베르사이유 궁전에서는 잎이 울창한 나무도, 형형색색의 화려한 꽃들도 볼 수 없다.

 

앙상하게 가지만 남은 나무들이

드넓은 정원을 가득 메우고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그 어떤 나무도 정갈하고 아름답게 손질되어있지 않은 것이 없었다.

 

지금이야 그렇다치고,

그 옛날 이 드넓은 곳에서.

이 많은 나무들을 관리하던 사람들은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을 하면서 걸었던 것 같다.

 

 

 

 

머무는 내내

외로움이 느껴졌던 베르사이유의 겨울 정원.

 

 

키를 맞춰 양 옆으로 나란히 마주선 나무들과

곧게 뻗은 길이 예쁘면서도. 조금 슬펐다.

 

 

 

 

 

posted by Jenny♬

평소 우산들고 비오는 길을 걷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또한 여행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낭만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다.

 

 

동화같은 건물들을 지나면서

그 안에 보물처럼 숨어있는 듯한 노트르담 성당을 발견했을 때의 놀라움.

성당 앞에 다다랐을 때 그 섬세함과 웅장함에 또 한 번 놀라움.

 

그렇게 놀라움과 경이로움의 연속 -

 

 

 

떨어지는 빗방울에 아랑곳하지 않고 -

꼼꼼히 마켓들을 구경하고는 귀여운 워터볼 하나를 구입했다.

 

 

 

 

온종일 잔뜩 흐리기만 했던 얄궂은 하늘아래

화려하게 빛나는 크리스마스 마켓.

 

그리고 사람들.

그 속의 나.

 

 

벽면이 귀여운 쿠키들로 장식되어있었던 '인포메이션 센터'가 인상적이다.

 

오밀조밀 다닥다닥 붙어있는 창문들도 하나같이 귀엽고 예쁘다.

 

 

 

 

 

 

먼 곳에서 날아온 이방인이라는 것은 잠시 잊고

이 낯선 마을에서 그들에게 동화되어본다.

 

크리스마스의 유럽을 눈으로 . 피부로.

이렇게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는 일생에서 그리 흔치 않으니까.

 

 

 

 

 

노트르담 성당 근처 카페에서 핫초코를 한 잔 마시고는 쁘띠프랑스를 찾아가려는데,

흠... 방향을 잘 모르겠다.

 

하는 수 없이 보이는 크리스마스 마켓 중 한 곳에 들어가 아주머니한테 길을 물었건만.

'쁘띠 프랑스'를 못알아듣는다.

 

쁘띠. 프티. 프띠. 푸티.뿌튀
몇 번의 시도끝에 성공

 

알려준 길대로 찾아가고 있었으나. 또 다시 난관에 봉착하여

지나가는 사람에게 다시 한 번 쁘띠 프랑스 가는 길을 물었다.

 

....역시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못알아들어서

쁘띠. 프티. 프띠. 푸티.뿌튀 를 다시 시도

 

(생각해보면 그게 그렇게 어려운 길이었나 싶다. 중간에 삼천포로 빠지지만 않았어도 )

 

 

 

스트라스부르가 기억에 남는 또 다른 이유는,

유독 친절했던 프랑스인들을 많이 만났기 때문이다.

 

그림같은 다리 위에서 만났던 귀여운 여학생들도 :)

'what do you want?' 라며 서툰 영어로 친절을 베풀어주었던 어느 할머니도.

 

특히 삼천포에서 헤매고 있을 때,

버스 정류장에서 많은 도움을 주었던 그 분은 오래도록 기억날 것 같다.

 

그들 덕분에 프랑스에 대해 실망스러웠던 마음도 조금은 누그러들 수 있었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서

마을 곳곳의 크리스마스 장식에도 서서히 불빛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풍경은

아무리 흐린 하늘이 방해를 해도.

쏟아지는 빗방울이 우산을 적셔도.

 

그 어떤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아름다운 법이다.

 

 

 

이런 마을에서

저런 집안에서 산다면.

하루하루가 어떤 기분일까.

 

비가 그쳤더라면.

조금만 덜 추웠더라면.

 

운하를 따라 마냥 걷고 싶었다.

 

 

 

 

 

하루종-일 심통을 부리던 날씨 탓에 편안하게 즐기지 못한 아쉬움이 크게 남았지만.

 

언젠가 다시 한 번 스트라스부르와 콜마르에 올 수 있다면

그 때는 꼭 새파랗게 개인 맑은 하늘 아래에서 마주하고 싶다 :)

  

posted by Jenny♬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파리 동역에서 스트라스부르로 향하는 떼제베를 탔다.

파리에서 스트라스부르까지는 2시간 반.

스트라스부르에서 콜마르까지는 약 1시간정도가 더 걸린다.

 

 

유로스타보다 시설면에서 좋아보였던 떼제베.

타자마자 숙면에 빠져든....;

 

 

 

콜마르로 먼저 가기로 하고.

스트라스부르에서 콜마르까지는 일반 기차를 탔다

 

 

 

 

 

콜마르에 내려서 처음 받은 인상은

참 작은 마을이구나 -

 

 

그리고 -

춥다

 

 

파리에 비해 정말 공기가 차가웠다.

영국 옥스포드에서의 날씨를 떠올리게 하는 그런 차디찬 공기.

 

 

걷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이 작고 예쁜 마을은

크리스마스 장식들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놀이동산 한복판을 걷고 있는 듯했다.

그런 곳에나 있을 법한 상점과 집들이 마을 전체를 둘러싸고 있었으니까.

 

 

 

 

 

스트라스부르와 콜마르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비슷했고,

규모는 콜마르쪽이 아무래도 작고 아담하기 때문에, 둘러보기 편했다 :)

 

 

 

마을 곳곳에 마켓들이 들어서 있었고,

한 마켓에서 얻은 자그마한 지도로 마켓들의 위치 파악이 가능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했던 날이었는데,

날씨가 그다지 좋지 않았던 점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지만.

 

 

염려했던 일이 일어났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 것.

 

어째 영국보다 프랑스에서 비 내리는 걸 더 자주 보게 되는 듯 .

 

 

 

 

스트라스부르의 이 거대한 트리는 밤에 훨씬 더 예뻤을텐데 -

 

이 곳에서 1박을 했더라면 더 좋았을까 ?

싶어 이 때 몇 초동안 후회 아닌 후회를 했다.

 

 

 

 

춥고 - 비 내리는 날씨 속에서

잔뜩 웅크린 프랑스 사람들.

 

크리스마스 마켓도 날씨 탓인지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내리는 것이 비가 아니라 차라리 눈이 었다면

아마도 훨씬 더 크리스마스다운 분위기였겠지 ? -

역시 아쉬워. 아쉬워.

 

posted by Jen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