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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우산들고 비오는 길을 걷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또한 여행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낭만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다.
동화같은 건물들을 지나면서
그 안에 보물처럼 숨어있는 듯한 노트르담 성당을 발견했을 때의 놀라움.
성당 앞에 다다랐을 때 그 섬세함과 웅장함에 또 한 번 놀라움.
그렇게 놀라움과 경이로움의 연속 -
떨어지는 빗방울에 아랑곳하지 않고 -
꼼꼼히 마켓들을 구경하고는 귀여운 워터볼 하나를 구입했다.
온종일 잔뜩 흐리기만 했던 얄궂은 하늘아래
화려하게 빛나는 크리스마스 마켓.
그리고 사람들.
그 속의 나.
벽면이 귀여운 쿠키들로 장식되어있었던 '인포메이션 센터'가 인상적이다.
오밀조밀 다닥다닥 붙어있는 창문들도 하나같이 귀엽고 예쁘다.
먼 곳에서 날아온 이방인이라는 것은 잠시 잊고
이 낯선 마을에서 그들에게 동화되어본다.
크리스마스의 유럽을 눈으로 . 피부로.
이렇게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는 일생에서 그리 흔치 않으니까.
노트르담 성당 근처 카페에서 핫초코를 한 잔 마시고는 쁘띠프랑스를 찾아가려는데,
흠... 방향을 잘 모르겠다.
하는 수 없이 보이는 크리스마스 마켓 중 한 곳에 들어가 아주머니한테 길을 물었건만.
'쁘띠 프랑스'를 못알아듣는다.
쁘띠. 프티. 프띠. 푸티.뿌튀
몇 번의 시도끝에 성공
알려준 길대로 찾아가고 있었으나. 또 다시 난관에 봉착하여
지나가는 사람에게 다시 한 번 쁘띠 프랑스 가는 길을 물었다.
....역시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못알아들어서
쁘띠. 프티. 프띠. 푸티.뿌튀 를 다시 시도
(생각해보면 그게 그렇게 어려운 길이었나 싶다. 중간에 삼천포로 빠지지만 않았어도 )
스트라스부르가 기억에 남는 또 다른 이유는,
유독 친절했던 프랑스인들을 많이 만났기 때문이다.
그림같은 다리 위에서 만났던 귀여운 여학생들도 :)
'what do you want?' 라며 서툰 영어로 친절을 베풀어주었던 어느 할머니도.
특히 삼천포에서 헤매고 있을 때,
버스 정류장에서 많은 도움을 주었던 그 분은 오래도록 기억날 것 같다.
그들 덕분에 프랑스에 대해 실망스러웠던 마음도 조금은 누그러들 수 있었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서
마을 곳곳의 크리스마스 장식에도 서서히 불빛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풍경은
아무리 흐린 하늘이 방해를 해도.
쏟아지는 빗방울이 우산을 적셔도.
그 어떤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아름다운 법이다.
이런 마을에서
저런 집안에서 산다면.
하루하루가 어떤 기분일까.
비가 그쳤더라면.
조금만 덜 추웠더라면.
운하를 따라 마냥 걷고 싶었다.
하루종-일 심통을 부리던 날씨 탓에 편안하게 즐기지 못한 아쉬움이 크게 남았지만.
언젠가 다시 한 번 스트라스부르와 콜마르에 올 수 있다면
그 때는 꼭 새파랗게 개인 맑은 하늘 아래에서 마주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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