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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4.24 첫날부터 반해버린 피렌체 4
- 2013.04.20 베네치아 그 마지막 :)
- 2013.04.09 안개 낀 베네치아
- 2013.04.05 베네치아에서의 새해맞이 :) 2
- 2013.04.01 부라노섬에서의 남은 반나절 -
- 2013.03.26 누구라도 사진작가가 될 수 있는 곳, 부라노 섬
- 2013.03.22 무라노 섬 도착 :) 1
- 2013.03.18 이튿날 베네치아, 산 조르지오 마조레 성당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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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오랫동안 이 곳에 서 있었는지 모르겠다.
우피치 미술관을 지나, 눈 앞에 펼쳐진 풍경과 내리쬐는 햇살이 정말이지 말도 못하게 눈부셨지만,
나는 단연코 피렌체에서 베키오 다리를 향해 걸었던
바로 이 시간이 가장 좋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뭐가 그리도 좋았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아마 선뜻 대답할 수 없을 지도.
그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아무런 이유없이 나는 이 곳이 참 좋았다.
아니, 굳이 이유를 찾을 필요가 없는 곳이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뒤에도
늘 나를 또 다시 떠나고 싶게 만들었던 사진 또한 피렌체에서의 것들이었다.
이 곳에서 느꼈던 감정들은
잔잔했던 호수에 돌을 던진 것처럼 내 마음을 흔들어놓기에 충분했다.
멈출 줄 모르고 요동치는 마음은 아직도 간간히 나를 부추기고 있다.
요즘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보는 것 만으로도 설레였던 아르노 강가의 모습을 언젠가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
귀금속 세공소와 보석상들이 즐비했던 베키오 다리.
궁금해서 다리 위에 보석상들이 생겨난 이유를 찾아봤더니, 원래는 푸줏간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페르디난도 1세가 비위생적이라는 이유로 철거시킨 뒤, 보석상들이 들어섰다고 한다.
베키오 다리는 단테와 베아트리체가 처음 만난 장소로도 알려져 있어,
수많은 피렌체의 연인들이 이 곳에서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고, 그 증표로 자물쇠를 채운 뒤 열쇠를 강물에 버린다고 한다.
그 때문에 다리 입구에는 관광객이 채워놓은 자물쇠가 빼곡한 것을 볼 수 있다.
베키오 다리를 건너 조금 더 걷다보면 피티궁이 나온다.
일부러 가 볼 요량은 아니었지만, 걷다보니 발길이 닿았다.
사실 궁전 안에 있는 정원은 가보고 싶었는데 살짝 아쉽다 :p
또 다시 아르노강 쪽으로 돌아와
약속한 장소에서 지인을 기다렸다.
함께 미켈란젤로 언덕까지 걸어가기로 했기 때문 :)
강물 위에는 마치 거울처럼 피렌체의 모습이 그대로 멋들어지게 비춰지고 있었다.
에드워드 포스터(Edward Morgan Forster) 전망좋은 방(A Room with a View)이 떠올랐다.
피렌체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미켈란젤로 언덕까지 가는 방법도 있었지만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었다.
이렇게 예쁜 길을 두 발로 걷는 편이 훨씬 더 좋았으니까 :)
이 곳에서 내려다 보는 피렌체의 모습은
그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아름답고 낭만적이었지만,
귓가에 울려퍼지는 음악소리가 더해지니 그 감동이 더욱 더 짙어진다.
그 날의 여유
포근하고 예뻤던 날씨
알 수 없이 벅차올랐던 마음과 행복했던 시간.
모든 것들이 그리워지는 날이다.
갑자기 달달한 핫초콜릿 생각이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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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쏟아렸던 비가 거짓말처럼 그쳤던 다음날,
그림같이 새파란 하늘과 함께 피렌체의 아침이 밝았다.
밍기적거리고 일어나 숙소에서 아침을 대충 해결하고
일찍부터 산타마리아 노벨라 교회를 찾았다.
역에서 코 앞이었는데,
어쩌다보니 전 날은 길도 방향도 모르겠고 해서 못 들렀던 곳.
두오모에 가기 전에 여기부터 들렀어야 했건만!
물론, 이 곳도 예쁘고 아담한 건축물이지만
규모면에서나 화려함에 있어서,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에는 조금 못 미치는 느낌.
전 날,
피렌체에 도착하자마자 비 내리는 길목을 뚫고 가죽시장을 헤매다,
가장 먼저 발견했던 산 로렌초 성당과 메디치 예배당을 다시 찾았다.
산 로렌초 성당은 메디치 가문의 유해가 안치된 곳으로도 유명하며,
메디치 예배당에서는 미켈란젤로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입장료(6유로)를 낸답시고, 아무렇지도 않게 10유로를 꺼내서 건넸건만
4유로만 받으면 될 것을 왜 이렇게 거스름돈을 많이 주지? 하며 돌아서는데
곧바로 "세뇨리나~~세뇨리나~~"하는 소리에 불러세워졌다 -_-
알고보니 50유로를 낸 거였음;
지폐 색깔이 비슷해서 헷갈렸었는지. 잠이 덜 깬건지....
역시 맑은 날 다시 보니 더 반가운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
내부는 전 날 돌아봤으니,
오늘은 날씨도 좋겠다, 쿠폴라에 오르기로 마음먹고서 줄을 섰다.
조토의 종탑과 두오모 쿠폴라 중에 어딜 올라가지? 하고 잠시 고민했지만
주저없이 두오모를 택했다.
....
근데 줄이 너무 길다.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
그나저나 종탑 엄청 높다.....
뭐 이러면서
기디리길 몇 십분
-..-
입장하는데 그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
희한하게 이 날따라 유독 사람이 더 많은 것 같기도 했고.
그나저나 하늘이 엄청 새파랗게 보이네.
긴 기다림 끝에,
쿠폴라로 오르는 길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좁디 좁은 계단에서 헥헥 -
다른 것보다도 통로가 너무 좁아서.
게다가 쿠폴라를 오를 때는 멈출 수 없다는 것이 함정;;
뒤에서도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으니까.
쉬었다 가고 뭐 그런거 절대 없다.
그냥 계속 직진;;
영화 상에서는 멋진 장면만 비춰졌지만,
분명 준세이와 아오이도 그렇게 올랐을 거다.
-_-
하지만,
힘들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토록 수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오르는 이유는
바로 이렇게 아름다운 피렌체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정말이지 눈부시게 아름답다.
역시 올라오길 잘했어 -
라는 생각이 드는 바로 그 순간.
촘촘하게 빨간색 지붕들로 뒤덮힌 피렌체 시내가 눈앞에 펼쳐진다.
쿠폴라 꼭대기는 생각보다 공간이 좁다.
거대한 돔이 바로 내 발 밑에 있다니,
아래를 내려다 보는 것만으로도 그 높이가 느껴져서 아찔.
기다린 시간과 올라온 노고도 있으니,
쿠폴라 위에서의 시간을 그야말로 만끽했다.
난 이미 피렌체에 홀딱 반해버린 상태 >_<
내려오는 길은
첫 계단이 조금 가파른 것을 제외하면 올라갈 때보다 훨씬 수월하다.
다시 성당 내부로 들어와,
쿠폴라로 가는 통로를 지나오면서 두오모 돔의 천장화도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는 건 역시나 아찔했지만 (...)
피렌체 쿠폴라는,
몇 번을 다시 생각해도 설레일만큼 아름답고 또 그리운 곳이 되었다.
두오모 앞, 기베르티의 천국의 문 앞에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는다.
모두들 그 앞에서 줄지어 사진을 찍고 있어서, 오롯이 문만 찍는 것이 쉽지 않았다.
기베르티의 작품이지만,
미켈란젤로가 천국의 문이라고 이름을 붙였다하여 더 유명해진 것 같다.
지난 번에 EBS에 나온 방송을 보니,
직접 기베르티 본인의 얼굴도 새겨넣었던데 좀 더 자세히 볼 걸 - 어쩐지 아쉬움이 남는다.
미켈란젤로의 대표적인 조각상 다비드의 진품이 있는 곳.
아카데미아 미술관 앞이다.
역시나 원본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이토록 많은 거겠지~~
* 모조품은 베키오궁 앞과, 미켈란젤로 언덕에 있다.
오후에 시뇨리아 광장에서
같은 숙소에 묵는 사람을 만나기로 해서,
다리도 아프고 -
잠시 쉴 겸 카페에 들어갔다가
나는 또 다시 젤라또를 입에 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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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로 떠나던 날 아침.
머무는 내내 그리도 맑았던 베네치아에 비가 내렸다.
그치만 그 비가 그리 싫지만은 않았다.
구름 한점 없이 맑은 베네치아부터 안개 낀 베네치아에 이어 비내리는 모습까지
아주 깔끔하게 다 보고 가는구나 - 싶어서 오히려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일기예보를 확인해보니
이 날은 베네치아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대부분의 도시에 비소식이 있었다.
고로, 다음 목적지인 피렌체에도 비가 내리고 있다는 소리
숙소에 같은 날 피렌체로 떠나는 사람이 있어서, 역까지 함께 동행했다.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기차 시간이 조금 빨랐던 내가 먼저 기차에 몸을 실었다.
피렌체 중앙역에 도착하자마자 날씨 체크 -
웬걸, 베네치아보다 훨씬 더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다.
로마로 가는 기차표를 미리 사두려 줄을 섰는데
역내 곳곳마다 어찌나 많은 흑형(...)들이 우산을 팔고 있던지
마침 내 우산도 너덜너덜 고장난 터라 하나 살까 싶었지만,
이 비가 계속 온다는 보장도 없었고. 대충 쓰다 버리지 뭐 - 싶기도 했고,
그들-_-에게 사는 것도 영 내키지 않고. 그렇다고 싸지도 않고;;
고민을 거듭하다 그냥 우산을 새로 사는 것은 포기했다
다행히도 숙소까지의 거리는 그다지 멀지 않았다.
고장난 우산을 펴기는 너무 싫었지만.... 결코 맞고 갈 수준의 비의 양이 아니었다
한 손에는 고장난 우산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캐리어를 질질 끌고....
울퉁불퉁한 돌길을 따라 골목으로 들어섰다.
돌길이라 바퀴가 워낙에 덜그덕 거려서 안그래도 불안불안...했는데
...캐리어에 걸려 함께 넘어지며 나는 빗물 바닥에 그대로 철푸덕 엎어졌다
바로 뒤에 지나가는 사람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무슨 망신;;
다행히 심하게 넘어진건 아니라 다치지는 않았지만, 땅이 온통 빗물 투성이라 바지꼴이 말이 아니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건 검정색 바지라 자세히 안보면 크-_-게 티가 안났다는 점 정도일까;;;
(별로 위로가 안되지만 )
설상가상으로 체크인 시간이 2시부터라 12시가 조금 넘어 도착한 나는 ...
빗물투성이 옷도 못 갈아입고 남는 시간동안 피렌체 거리를 헤매야했다
비는 무지하게 내리고... 옷은 거지꼴이고;;
지금 막 도착한 피렌체는 어디가 어딘지 알 수가 없다;
호스텔에서 지도를 받았지만, 다 비슷하게 생긴데다가 흐릿해서 뭐가 뭔지 알아볼 수가 없고
일단 비가 상당히 많이 내려서
뭘 구경하기가 조금 힘들었다. 그냥 실내 어딘가에 들어가야겠다는 생각만 가득
그러나, 당장에 길을 모르는 나는 무작정 아무데나 들쑤시고(?) 다니는 방법이 최선이었다.
걷다보니 끝도 없이 이어지는 가죽시장이 나왔다.
중앙에 가게들이 워낙 촘촘하게 붙어있는데다, 오고가는 사람들이 우산까지 쓰고 있으니 -
도무지 이건 뭐... 길을 뚫고 지나는 것도 제법 큰 일이었다;;
방향도 모르겠고 ; 아니 왜 나는 계속 가죽시장만 나오는거야;
계속 그 길만 몇 번을 돌고 돌고 또 돌았는지
그렇게
혼자 제자리 돌기를 수차례 ;;
익숙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두오모다!
그래도 유일하게 알아보겠는 건물이라고;;;
어찌나 반갑던지.
가죽시장을 벗어났어
지체할 것 없이 바로 실내로 들어갔다.
일단 비 피하는게 우선
비록 비를 피하려 급하게 들어온 것도 있으나;;
언제나 그렇듯 -
성당은 들어오는 순간 경건해진다.
우리가 두오모로 더 잘 알고 있는 이 성당은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
두오모라는 말 자체는 이탈리아에서 주교가 미사를 집전하는 성당을 통칭하는 말로 쓰인다고 한다.
두오모 - 하면
아무래도 냉정과 열정사이의 영향 탓인지 쿠폴라에서 바라보는 경치만 생각했지,
내부에 관해서는 크게 떠올려본 적도 궁금했던 적도 없었다.
그러나,
두오모의 거대한 돔 아래에는 이렇게나 아름다운 천장화가 그려져 있다. :D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 내부를 둘러보는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지만,
나는 상당히 긴 시간을 실내에 머물렀다.
이 다음은 어디를 갈지도 생각해야했고,
여기서 숙소는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고민해야했고...
비가 많이 오니까 나가기 싫었던 것도 있고...(이 이유가 가장 컸을지도 )
왠지
두오모는 피렌체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첫 날 그것도 도착하자마자 두오모부터 오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날 좋은 날 두오모에 와서, 쿠폴라에 올라가 영화처럼 피렌체 전경을 사진으로 담아야지!
....했었는데.
이건 뭐 비오는 날.
그냥 얼토당토않게 헤매다보니 저절로 오게 된;;
그것도 지금 생각하니 우스운 얘기지만
비록 비가 많이 내려서,
하늘은 잔뜩 찌푸렸지만 이 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변함없이 많았다.
날씨 따위!
게다가 성당 외관이 너무 멋지고 예쁘다.
말도 안되게 아름다운 대리석 성당
두오모와의 감동스러운 첫대면을 마치고,
멋대로 돌아다니던 내 발길이 닿은 곳은 베키오 궁이 있는 시뇨리아 광장 [Piazza della Signoria].
광장에 들어서자마자 수많은 인파와
곳곳에 놓여져 있는 조각상들을 보고 음 - 이번에도 제대로 찾아왔군 . 싶어 안심했다.
여전히 다시 숙소까지 잘 찾아갈 수 있을지 염려스러웠지만
첫 날은 비도 많이 내리고 피곤하기도 하니,
적당히 시내 맛보기 정도만 했는데,
피렌체는 무엇보다 길을 헤매는 것이 두렵지 않았던 도시였던 것 같다 :)
헤매면 헤매는 대로 의외의 곳들을 구경한다는 기분으로 다녔던 것 같고.
무튼, 나같은 길치 방향치들에게는 안성맞춤;;
이 날 저녁,
베네치아에서 같은 숙소에 있었던 분을 우연치 않게 호스텔에서 만났다.
그래서 저녁에 함께 밤마실 나가서 두오모 근처에서 젤라또 먹기 >_<
지도가 없어도.
골목에서 헤매도.
결국은 내가 가려던 곳들로 발길이 닿는 곳.
어떻게든 길을 찾게 되는 곳.
나는 그런 참으로 단순한 이유로 첫날부터 피렌체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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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ㄷ'자 형태를 띄고 있는 산마르코 광장.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건물들은 16세기경에 지어졌다고 한다.
역시 전 날밤에 비해서는 한산한 모습이다.
그렇다고 사람이 적다고 할 수도 없었건만 어찌나 휑하게 느껴지던지 -
유럽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카페 플로리안도 바로 이 곳 산마르코 광장에 있다.
단골 손님이 괴테, 바그너,
카사노바....등등등 였다고하니 그런 장소가 아직까지도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그저 신기할 뿐.
다음 날까지도 협소했던 무대장치는 철거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역시 이 곳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비둘기인가
한 켠에서 비둘기들에게 모이를 주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는데
개인적으로는 비둘기를 무서워해서 근처에 갈 생각도 안했다 ;ㅅ;
누가 바다 앞 아니랄까봐
비둘기와 더불어 갈매기까지 등장
어찌나 많이 먹었는지 살이 포동포동하다.
게다가 잘 날지도 않고 걷기만 하던;;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산마르코 대성당 옆 종탑이 되게 높아보인다.
저 종탑이 예전에 무너졌었는데 새로 지은 종탑이란다.
산 마르코 대성당과 두칼레 궁전 앞은 사람들이 바글바글....
나도 줄을 서서 살짝 둘러보고 나왔다.
베네치아에 비발디 생가가 아직 남아있다는 걸 미리 알았었더라면
한가롭게 혼자 시간 떼우는 김에 가봤을 것을
다시 생각해도 무지무지 아쉽다아 !
자욱하게 안개낀 날씨가 온종일 계속됐지만
다행히도 흐린 날은 아니었다.
안개는 꼈지만 하늘이 맑아서 그 풍경이 더 그림같았다랄까.
광장을 지나 작은 운하 위 다리를 건너다 발견한 탄식의 다리.
두칼레 궁전과 감옥을 잇는 다리로, 저 곳을 건너 감옥으로 가던 죄수들의 탄식에서 비롯된 이름이라고 한다.
카사노바도 저 다리 너머에 있는 감옥에 갇혔었다고.
오묘한 빛깔로 물들어가던 하늘색깔과 베네치아의 풍경은 너무 아름다웠지만 조금 슬프기도 했다.
이탈리아가 여행의 마지막 종착지라고 생각하니
이 곳에 도착했던 그 순간부터 흐르는 시간이 얼마나 아깝고. 얼마나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지는지.
아마 그래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이 길을 걸을 때마다 귓가에 울려퍼지던 구슬픈 바이올린 소리는 지금도 참 그립다.
멈춰서서 계속 듣고 싶어지는 그런 소리.
어릴 때는 피아노 소리가 그리도 좋았는데 언제부턴가 바이올린 소리가 너무 좋아졌다.
진작 배워볼걸. 그런 생각도 들고 아직도 기회가 되면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니까 :)
길거리 연주가들도 오디션을 보고 뽑힌 사람들이라는 이야기를 듣고나서부터는
연주가들을 볼 때마다 아 저 사람도 뽑힌 사람이겠구나. 아 저 사람도. 아 저 사람도.
하고 자꾸 의식하게 되는 나를 발견했다.
그냥 신기해서.
돌아서고나면 무척이나 그리워질 거리들.
혼자 걷는 발걸음도 그 때문에 이 날따라 더 무거웠었나보다.
그래도 돌이켜 보니 이탈리아가 가장 무난하게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할 수 있었던 나라였던 것 같다.
런던에서처럼 녹초가 될 만큼 빡빡한 스케줄도 아니었고.
파리에서처럼 김빠지는 사건사고(?)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스위스에서처럼 밤이면 할 일 없이 숙소에만 틀어박혀있을 필요도 없었고
말이다 :)
눈물나게 떠나고 싶은 지금.
눈물나게 추웠던 그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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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날 시끌벅적하게 밤을 보내고 다소 피곤한 아침을 맞이했다.
모닝커피나 한 잔하고 돌아다니려고 들어간 카페에서 카푸치노를 주문했는데,
내 옆에 서서 슈크림이 가득 들어간 크루아상을 한 입 가득 앙 - 베어먹던 어떤 남자가
아침 먹은지 얼마 되지도 않은 나를 얼마나 자극 시켰는지 모른다 -_-
새로운 한 해가 밝았다는 것을 크게 느낄 수 없었던 것은.
아마도
늘상 그 맘때쯤 티비에서 해대는 연말 시상식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고.
비행기로 10시간이 넘게 떨어진 이 곳에서 여행 중이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도 아니라면
아예 새해라는 것 자체를 인지하고 싶지 않았던 걸지도.
다시 찾은 리알토 다리는
축제분위기로 떠들썩했던 전 날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거뭇거뭇한 벽면과 금이 간 흔적들.
확실히 밝은 데서 보니
낡고 오래된 다리라는 것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촘촘하게 붙어있던 창문들이 인상적이었던 이 호텔 근방에서 잠시 방향을 잃었다.
(잘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정표가 곳곳에 있어서
나름대로 길찾기가 수월했는데,
잠이 덜 깨서 였는지는 몰라도
분명 전 날 밤에 지나온 길임에도 불구하고 밤에 왔을 때랑은 도통 다른 길 같아서
이 호텔 앞을 몇 번이나 왔다갔다했는지 모른다
아마도 새해 첫 날이라 그랬는지
이른 시간부터 곤돌라를 타려는 손님들이 무척이나 많이 보였다.
줄까지 서 있고.
왠지 전 날과는 너무 다른 풍경이었지만,
다들 즐거워보였다 :)
사실 이 날은 제법 추웠다.
그런데도 무슨 생각이었는지 노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
베네치아에서는 날씨가 계속 좋았었고 그렇게 춥지 않았어서 방심하고 있었는데
이 날만큼은 꽤나 강추위여서 당황스러웠다....
주문을 하고 음식이 나오기까지의 시간.
식사를 하고 계산을 마치기까지의 시간이 왜 그렇게 길게 느껴지던지.
아니나 다를까 피자는 나오자마자 식어버렸고 ㅎㅎ
밥을 입으로 먹었는지 코로 먹었는지 잘 모르겠다 싶을 정도였지만.
다른 테이블을 둘러보니 추위에 떨고 있는 건 오직 우리 뿐인듯.
다들 입김을 내뿜어가며 참 잘도 먹고 있잖아....
춥다고 그렇게 난리를 쳐놓고
혼자 바득바득 고집스럽게 젤라또를 먹었다.
정말 얼어죽는 줄 알았지만.
나는 이 날을 시작으로 이탈리아에서 매일 매일 꼬박꼬박 젤라또를 먹었다;;
이미 손도 꽁꽁 얼어버린데다가,
온 몸이 덜덜 떨릴 정도로 차가웠지만.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안개 낀 베네치아를 걸을 수 있어 좋았다.
내가 베네치아에서 정말 운이 좋았다 라고 생각했던 것은.
마지막 날 비로소 안개가 자욱하게 낀 베네치아의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보통은 안개끼는 날이 잦다고 했지만,
막상 내가 갔을 때는 하늘이 굉장히 맑고 날씨가 좋아서 그런 베네치아의 모습은 볼 수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베네치아를 떠나기 전 날 이렇게 자욱한 안개가 낀 베네치아가 짠 - 하고 눈 앞에 펼쳐졌다.
:)
그림으로도 자주 본 듯한 풍경이다.
뭐, 풍경 자체가 그림같기도 했고.
둘 중 어느 쪽이든지간에
이것이 베네치아의 진짜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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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라노 섬에서 너 - 무 느긋한 시간을 보내서였는지,
한 해의 마지막 날이라는 것도 잠시 망각하고 있었다.
부라노섬에서 돌아와 숙소로 가는 바포레토를 타는 곳은 리알토 근처였다.
어두워서 길을 헤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앞서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따라 걷다보니 리알토 다리까지는 잘 찾아왔다. -
오기 전에 리알토 다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사진으로도 본 적이 없었기에
이 다리가 맞는지 아닌지,
사실... 갸우뚱거리며 몇 번 긴가민가했다. -_-;;
리알토 다리는 베네치아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로 알려져 있는데,
그 세월의 흐름이 무색하리만큼 여전히 튼튼해 보였다.
이 곳까지 오는 동안 , 하늘이 깜깜해졌다.
운하에 어른거리는 물 그림자를 보다보니 불현듯 생각이 났다.
그렇다.
이 날은 2012년의 마지막 날이었다.
리알토 다리는
여기가 과연 다리 위가 맞나 싶을 정도로
그 폭이 상당히 넓다.
다리 위에는
화려하게 장식된 수많은 아케이드 점포들이 양 옆으로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는데 -
새해를 하루 앞둔 터라 더 그랬는지 무척이나 떠들썩한 분위기였다.
다리 아래에서는
곤돌리에들이 호객 행위로 바쁜 모습이다 :)
베네치아하면 누구나 곤돌라를 떠올릴 것이다.
운행 시간에 비해 가격이 다소 비싼 감도 없지 않아 있지만,
둘이서 타나, 여럿이 함께 타나, 같은 금액인지라 따지고보면 그리 비싸다고 할 수도 없다.
그렇지만 어쩐지 곤돌라는 사랑하는 사람과 타야 할 것 같은 그런 이미지가 있어서.
실제로도 부부나 연인들끼리 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베네치아의 신년 행사는,
이 날 밤 10시부터 산마르코 광장에서 열렸다.
특별한 날이니만큼 가면 상점들도 사람들로 붐볐다.
산마르코 광장에 모두들 가면을 쓰고 나타날 기세로 너도 나도 가면 구입에 여념이 없다.
그런 틈 사이에 있다보니
나도 잠시 흔들렸으나 ....
결국 가면은 구입하지 않았다;;
샀더라면, 짐은 되었을 지언정 멋드러진 가면을 쓰고 축제 기분도 맘껏 느껴볼 수 있었겠지만
결국 한국에서 먼지만 뽀얗게 쌓인 채 방치해 두게 될 것 같아서 그냥 참았다.
그치만 정말 멋지고 신기하고 예쁜 가면들이 너무 많아서 -
가면 상점에 들어가서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배가 불렀다.
가격들은 좀 센 편이었지만
산마르코 광장은 이미 어마어마한 인파로 가득차있었다.
모여있는 사람들에 반해 무대는 조촐하기 짝이 없었지만.
ㅎㅎㅎ
뒤편 계단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무대에서는 계속 어느 여자 가수가 혼자 노래를 했다.
한 곡이 끝나면 그 다음곡, 또 그 다음 곡도 계속 독무대ㅎㅎㅎ
이 날 밤
함께 동행했던 사람들 왈 , 아무래도 가수는 저 여자 한 명만 부른 것 같다며
여기도 큰 도시가 아니라 새해맞이 행사를 조촐히 하는구나 싶었지만
문득 케언즈에서의 새해 맞이가 머릿 속을 스쳐 지나갔다.
아무렴.... 그 날의 생쇼에 비하면 베네치아는 양반.
나는 이 말도 안되게 아름다운 도시에서 새해를 맞이하고 있는 거라고 - !
그나저나 여기 사람들은 카운트 다운 돌입을 왜 이렇게 빨리 하는건지 -
우리는 기껏 빨리 세어봐야 10부터 세는데
성질이 급하다더니 얘네들은 우리보다 더한가보다.
갑자기 와!!!~~거려서 이제 시간이 됐나보다 하면 10분 전.
또 와~~거려서 이제 진짜 카운트다운인가보다 하면 5분전.
다시 보면 1분전
.....세는게 빨라!
-_-;;;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함성 속에서 2013년이 밝았고,
나는 -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광장에서 그들과 함께 새해를 맞이했다.
이미 지금은 4월에 접어들었지만 말이다 :)
이 때 2013에서 멈추어버린 숫자가 그렇게도 어색했더랬다.
...
그리고
나는
아직도
그렇다.
카운트 다운이 끝남과 동시에 터진 폭죽들과
산마르코 광장 하늘에 흩날리던 꽃가루들. 거대한 풍선들 속에서
사람들은 너도나도 손에 와인을 들고 가면을 쓴 채로, 시작되는 새로운 한 해를 반기며 축배를 들어올린다.
그런 자연스러운 모습들이
얼마나 보기 좋고 부러웠는지 모른다.
바로 이어질 줄 알았던 불꽃놀이가 시작되지 않아서 의아했지만.
사람들이 몰려오기 전에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아카데미아 다리 근처 즈음 다다랐을 때,
뒤늦게 뜸들이던 불꽃이 등 뒤편에서 하나 둘씩 터지기시작했다.
오히려 다리 위에서 보는게 야경과 어우러져 더 예뻐보였던 것 같은 느낌 :)
펑 - 펑 터지며 베네치아 하늘 위를 물들이던 불꽃들을 보면서
솔직히 그 날 밤 정확히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게 여행 중에 특별한 새해를 맞이한 그 날 이후 지금까지 .
그 때 그 마음처럼 나는 과연 잘 살고 있는건지.
한 번쯤 되돌아봐야할 시기인건 아닐지 -
여러가지 생각들이 복잡하게 머릿 속을 맴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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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지금까지도,
나는 부라노 섬에서 바라본 바다를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도 저절로 얼굴이 찡그려질 정도로 눈부셨던 날이었기에 더더욱 그렇다.
돌아다니다보면 그냥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은. 그런 곳들이 있는데 -
이 곳도 나에겐 그런 곳들 중 하나였다.
딱 저 자리.
사진 위 풍경이 보이는 저 곳에 걸터 앉아 제법 긴 시간을 있었다.
늘 바쁘고 정신없는 틈바구니에 끼어 살다가
갑자기 전혀 다른 세상에 혼자 툭 하고 떨어진 것 같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지금도 그 시간들이 미치도록 그립다.
언제 또 이 땅을 밟을 수 있게 될까...
지금 당장 그 시기를 기약할 순 없지만,
이 때 나는 어쩐지 이 곳을 반드시 다시 찾게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다시 이 곳을 찾게 된다면,
그 때는 조금 더 따뜻한 계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비록 창문에 매달려 있던 귀여운 산타 장식은 볼 수 없겠지만 -
대신 화사한 꽃들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
알록달록한 건물들 내부는 과연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하다 .
색깔만 제각각일 뿐, 겉으로는 비슷해보이는 생김새들이다보니.
높고 빽빽하게 들어찬 아파트들만 보다가 이렇게 작고 오밀조밀한 집들이 있는 곳에 있다보니 참 좋다.
다음 번에 유럽을 여행할 때는 일반 호스텔이나 민박 말고 아파트를 렌트해서 머물러보고 싶다.
(물론 그러려면 기간이 길어야겠지만)
비단, 이탈리아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라도 꼭 그런 기회를 만들어야지. 꼭 꼭!
베네치아 방문 시기로 여름은 대체적으로 추천을 안하는 이유가
무척 더운데다가, 지저분하고 바닷가에서 나는 고약하고 비릿한 냄새 때문이란다.
그 얘기를 듣고보니 겨울에 간 것이 다행이었나 싶기도 -
샛노랑색 건물에 파란색 창문.
눈에 안 띌래야 안 띌 수 없었던 이 곳은
옆에 붙어 있는 기둥으로 추측건대 아마도 이발소였나보다.
저 기둥이 없었다면 모르고 그냥 지나쳐버렸겠지만 :-)
전에 -
피에르 가르뎅이 베네치아에 초고층 빌딩을 지을 예정이라는 기사를 봤다.
실제로 추진이 되고 있는건지 어떤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엄청 논란이 됐다고 하던데
개인적으로도 베네치아는 손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베네치아에 초고층 빌딩이라니.
세상에 -
수백번 골백번 생각해도 어울리지 않아.
이대로 발걸음을 돌리기가 아무래도 아쉽고 또 아쉬워서 ,
몸을 녹인다는 핑계로 뜨겁고 걸쭉한 이탈리아 핫초콜릿 한 잔을 손에 들고 주변을 맴돌며 시간을 끌었다.
부라노 섬에서 알찬 반나절을 보내고 -
다시 본섬으로 돌아가기 위해 바포레토 정류장의 기나긴 행렬 끄트머리에 겨우 줄을 섰다.
새치기를 하는 얌체들도 간간히 있고. 결코 질서 정연 하지는 않았기에
사실 기다리다가 많이 지쳐버렸다.
줄서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고 -
결국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한 대를 보내고서야 겨우 탑승.
다시 베네치아에 왔을 때에도,
모든 풍경이 내가 보았던 그대로였으면 좋겠다.
오랜 세월동안 이 곳이 늘 그대로였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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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포레토(수상버스) 에는 배를 운행하는 사람과 승무원(?)이라고 해야하나,
밧줄을 묶어 배를 정차시키고 다시 출발시키는 일을 담당하는 하는 사람.
이렇게 두 명이 타고 있다.
매 정차시마다 사람들을 정리하고, 배를 세우고. 승객들을 태우고. 다시 출발시키고. 간간히 티켓 검사도 하고.
옆에서 보고있자니 그것도 참 보통일이 아닌 듯 싶었다.
선착장이 오른편이냐 왼편이냐에 따라 승무원이 승객들을 한 쪽으로 몰기 때문에
배 위의 승객들도 그에 따라 이리몰렸다 저리 몰렸다 -.- 하게 된다.
가뜩이나 사람많은 바포레토는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어지간해서는 자리잡기도 힘들었는데 (바깥은 특히나) 그것도 제법 지치는 일이었다.
그렇게 12번 바포레토가 부라노 섬에 도착했다.
무라노 섬과 분위기는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보다 더 밝은 느낌이었다.
무작정 보이는 골목 아무 곳이나 쑤시고 들어갔다 .
그러고보니 베네치아에 온 이후로 지도라는 것을 펴본 일이 없었다.
지도를 보긴 했지만,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동네도 아닐 뿐더러.
가지고 다닌다고 해서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았기에,
일단 가보지 뭐 - 하고.
그리고나서야 베네치아는 길을 잃기도 쉽지만,
헤매더라도 결국에는 찾는 곳이 나온다는 것을 알았다.
지나는 골목 틈 사이로 햇살이 가늘게 비집고 들어왔다.
그렇게 바닷 바람을 맞고 왔음에도, 희한하게 춥지 않았다.
베네치아의 집들은 아무리 낡았더라도 마음대로 수리를 할 수 없다고 한다.
집을 고치거나 리모델링을 할 수 있는 일정 범위가 정해져 있고, 허가를 받아야지만 가능하다고하니.
덕분에 우리는 베네치아에서 이렇게 오랜 세월을 거쳐온 건물들을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은 셈이다.
금방이라도 떨어져나갈 듯 했던 낡은 벽면의 집들을 하나 둘 통과하다보니 화려한 색상의 집들이 눈에 들어왔다.
강렬한 분홍색 집과, 시원한 파란 색 집, 그리고 눈부신 주황색과 빨간색 집들이 연이어 나란히 붙어있었다.
어떻게 이런 색으로 집을 칠할 생각을 했을까 - 싶을 정도로
멀리서 보아도 눈에 띄게 튀는 색들이 줄줄히 이어진다.
먼 옛날 이 곳의 주 교통수단인 배로 어업을 하던 마을 사람들이 ,
밤에 일을 마치고 돌아와 자신들의 집을 보다 더 쉽게 찾아가기 위해
집집마다 각기 다른 색을 칠해 자신들의 집을 구별을 했었었는데,
그것이 바로 부라노섬에 이 알록달록한 집들이 생기게 된 유래라고 한다.
그렇게 시작되었던 것이 지금은 베네치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관광거리이자, 많은 사진 작가들의 인기 촬영지가 되었다.
나 역시 부라노섬의 알록달록한 이 풍경들을 잡지나 인터넷에서 수없이 봐왔었고
정말 실제로 봐도 저럴까 ? 하는 의문을 품었었다.
대답은 예스.
사진을 보고 있는 것처럼 내가 보았던 그 풍경들과 똑같았고,
내가 직접 카메라에 담은 것도 그와 같았다.
아니 그보다 더 예뻤는지도 모르겠다.
보라색으로 칠한 집을 부라노 섬이 아닌 다른 곳에서 볼 수 있을까 -
있다고 해도 같은 느낌은 결코 아닐 것 같다.
베네치아, 아니 이탈리아에 와서 벌써 몇 번째 피자를 먹고 있다.
샌드위치도 신물이 났고.
이 날 점심도 그냥 적당히 보이는 곳에 들어가서 떼우려다보니 어김없이 피자가 제일 만만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무곳에나 들어가도 다 맛있었다는 점 :)
그리 많지 않은 부라노섬의 상점들은 눈에 보이는 풍경들처럼 하나같이 한적하고 조용했다.
게다가 빨주노초파남보 색색깔의 집들 사이를 거닐며 찍는 사진은
뭘로 찍은 어떻게 찍든. 하나같이 다 작품이다.
이 곳에 오기 전,
누군가 내게 해주었던 부라노 섬에서라면 누구라도 사진 작가가 될 수 있다고 했던 그 말.
그 말은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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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조르지오 마조레 성당에서 산마르코 광장을 거쳐
바포레토를 두 번이나 갈아탄 후에 내린 이 곳은 무라노 섬.
유리공예가 가장 유명하다는 마을이다.
골목 골목으로 늘어선 조용한 집들 사이를 걷는 내내
나와 함께 내린 관광객들을 제외하고
이 마을 사람처럼 보이는 이들이 좀처럼 눈에 안띄어서,
과연 누군가 살고 있기는 한건지 궁금해졌다.
그러고보니 베네치아에서는 현지인을 만나기가 어렵다고 들은 것 같기도 하다.
관광객들이 많아서. 현지인들 보기가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고.
그냥 구별을 못하는 건 아닐까? ㅎㅎ..
집집 마다 자주 보였던 것은 바로 창문에 매달려 있는 산타 장식.
스위스에서도 언뜻 본 것 같은데,
여기가 훨씬 더 많았다.
거의 모든 집들이 창문에 산타를 매달아 놨던데
누구 아이디어인지. 너무 귀엽다 :)
베네치아의 대부분의 길들이 그러하듯,
골목을 빠져나오면 운하가 나오고
운하를 따라 가면 바다가 나온다.
운하를 사이에 두고 늘어선 이 곳의 상점들은
대부분 유리공예품이나 가면들을 팔고 있었다.
유리공예하는 것을 직접 볼 수 있는 곳도 있는데 3유로 정도의 돈을 내고 들어가야했다.
굳이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이 곳에서는 그게 가장 유명하다고 하니,
기념품 하나 정도는 사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
12번 바토레토를 타고 부라노 섬으로 가는 시간을 확인하니 조금 여유가 있었다.
그동안 타박타박 무라노 섬을 걸어보았다.
탁 트인 바다는 보고있기만 해도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비슷한 풍경처럼 보이지만,
본섬과는 확연히 다르다.
상점의 유리 공예품과 화려한 가면들도 예뻤지만,
나는 촘촘하게 붙어있는 이 곳의 오랜 건물들이 훨씬 더 눈에 들어왔다.
낡아서 벗겨진 벽면들은 그 세월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고,
창가에 듬성듬성 놓여진 그저 그런 화분들도.
색이 바랜 자리에 난 스크래치 마저도
그렇게 멋스러워 보일 수가 없었다.
아무렇게나 널려있는 빨래들을 보면서.
분위기 있어 보인다는 느낌을 주는 곳이 여기말고 또 있을까 - 싶다 ㅎㅎ
정말이지 너무 예쁘다 ♡
걷다보니 유리공예로 만든 대형 꽃이 한 켠에 자리하고 있다.
와우 -
이렇게 커다란걸 유리로 만들었다니.
멋지당.
역시나 골목을 빠져나가면 또 운하로 :)
아무리 봐도 다 꼭같이 생긴 다리들.
아무리 봐도 다 비슷해보이는 골목들.
그게 또 베네치아의 매력이려니.
정류장 가는 길을 혹시라도 헤맬까봐,
바포레토 시간이 다 되었을즈음 해서는 잘 모르는 길로는 들지도 않았다. -.-;;
다음에 들를 부라노섬은 알록달록 예쁜 집들이 많기로 유명한 곳.
설레임을 가득 안고 다시 바포레토에 올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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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중일 때는 날씨가 좋은 것만큼 기쁜 일도 없다.
날씨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이탈리아의 비교적 따뜻했던 기온도 한 몫했다.
다음 날도 변함없이 하늘이 참 맑다.
그렇게 물감을 타놓은 것 같았던 하늘을 본 것은 여행 중 베네치아가 유일했다
두번째로 바포레토를 타고 나서는 길.
멀리서 바라보니 정말이지 도시가 물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
먼저 산조르지오 마조레 성당을 들렀다가 무라노 섬과 부라노 섬을 차례로 둘러보기로 하고
2번 바포레토를 타고 도착한 산 조르지오 마조레 성당.
이 곳도 자그마한 섬이다.
오르진 않았지만, 종루가 유명한 듯 했다.
살짝쿵 내부를 들여다보고, 밖으로 나왔다.
햇살이 정말 좋다 :D
이 곳 정류장에는 오직 산조르지오 마조레 성당만이 위치하고 있어서,
특별히 다른 볼거리들은 없었다.
타고 왔던 2번 바포레토를 다시금 타고, 산마르코로 이동했다가
그 곳에서 무라노 섬으로 가는 바포레토를 갈아타야했다.
배가 올 동안,
바닷가를 배회하며 시간을 보냈다
찰랑거리는 물결은 선을 넘을 듯 말듯 아슬아슬했다.
내가 밟고 서 있는 이 곳도 비가 오면 물에 잠겨버릴 거라는 생각을 하니
조금은 무섭고. 신기하다.
그럼에도 그런 상황쯤음 이미 익숙하다는 듯 그 조차도 즐길 줄 아는 듯한 이 곳의 사람들.
신비하고 독특한 아름다움을 가진 그런 도시.
베네치아다.
2번 바포레토를 다시 타고 되돌아와 산마르코 광장에 내렸다.
무라노 섬으로 가는 바포레토를 타기 위해서였다.
바포레토 노선이나, 정거장 이름들이 익숙치 않다보니 몇 번이고 다시 보고 또 다시 확인했다.
그래도 내가 나를 못 믿어....
한적했던 산조르조 마조레 성당과는 무척이나 비교되게 산마르코 광장으로 가는 길목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시나 대표적인 관광지답다.
다른 나라에서 오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베네치아는 이탈리아 국내 여행객들도 많이들 찾는 관광지라고하니 그럴 만도 하다.
뱃길을 표시하기 위해 곳곳에 박아두었다는 나무 기둥들은
베네치아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였다.
보트에 올라 앉아 혼자 외롭게 주인을 기다리던 개 한 마리가
고개를 비스듬히 보트에 머리를 뉘인 채로 기대고 있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길을 가다 말고 멈춰섰다.
산마르코 광장에서부터 무라노 섬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는 거리.
어쩐지 이 날 하루 바포레토를 질리게 탈 것만 같은 느낌이었지만,
가뿐한 마음으로 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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