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 맞는 첫 주말이었다.

이 날의 스케줄은 다소 빡빡(?)하게 미리 정해두고 있었던 터라,

조금 서둘러 숙소를 나섰다.

아침에 그린파크로 가서 산책을 하고, 바로 옆 버킹엄궁전에서 근위병 교대식을 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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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적인 틀을 그렇게 잡고 첫번째 장소인 그린파크로 갔다.

 

 

근위병 교대식은 11시가 넘어서야 시작되는 것이었지만,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 일찍 가는 것이 좋다고들해서 약간 서둘러 나왔다.

버킹엄 궁전 옆에 자리한 그린파크는 넓은 잔디와 나무들로 이루어진 공원이다.

이 곳도 여름이면 울창한 나무들과 푸른 잔디로 뒤덮히겠지.

역시나 겨울이라 그런지 한적하고 쓸쓸한 기운이 감돌지만,

생각보다 춥지 않은 날이라 산책하기에는 그만이었다.

 

 

이른 시간부터 나와 조깅을 하거나,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벤치에서 책을 읽는 사람도 보였다.

 

 

 

우거진 나무들 옆으로 길게 뻗은길을 걷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게다가 비가 내렸던 전날에 비해, 날씨까지 화창해졌고.

 

 

 

 

그린파크를 가로질러 걸어가면 바로 버킹엄 궁전이 보이기 시작한다.

중앙에 유니온잭이 걸려있는 것을 보니 여왕님은 출타중이신듯.

보통 여왕님이 궁전에 계실때에는, 왕실깃발인 로열 스탠다드(The Royal Standard) 가 게양된다고 들었다.

 

 

 

점점 몰려들기 시작하는 사람들.

그래도 아직은 한산한 편이다.

 

 

분수 근처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프랑스인이라는 남자가 다가와

옥스포드 서커스에 어떻게 가면 되냐며

나에게 길을 묻는다.

바로 전 날, 나도 포트넘앤메리온을 찾기위해 그 방면을 제법 헤맸던 지라

제대로 알려줄 수가 없다.

아니, 근데 굳이 왜 동양인인 나한테 물어보는건지 ;;

저렇게나 사람이 많은데 ;;

 

 

 

11시가 가까워져오자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왼쪽에 자리를 잡고 있으라는 소리를 들어서 그쪽편에 있었는데 사실 기다리는 시간은 매우 지루했다.

어찌보면 이 곳에서는 습관처럼 매일 진행되는 평범한 교대식일뿐인데 ,

나를 포함한 이 많은 관광객들은 그걸 보겠다고 전세계에서 몰려와 이렇게 문 앞에서 마냥 기다리고 있으니.

이 모습들이 조금 재밌기도했고 -

 

 

그렇게 11시가 넘어서야 시작된 교대식.

아마도 저 특유의 모자 때문이겠지만.

모여선 근위병들은 마치 장난감 병정을 보는 듯 했다.

 

 

빨간색 제복을 입고 있었더라면, 더더욱 장난감 병정같았겠지만

겨울이어서 그랬는지 제복 색깔이 다르다.
아쉽네 - 빨간색 제복의 근위병들이 보고 싶었는데.

 

 

절도있는 걸음, 우렁찬 구호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는 것만 같았던 근위병은

우리에게 뚜벅뚜벅 걸어서 몇 번이고 다가와 다양한 언어(?)로 인사를 해주었다.

관광객들을 위한 일종의 서비스.

 

 

저렇게 근위병들이 다가올때 문 밖의 사람들은 바빠진다.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기 바쁜 포토타임.

바로 옆에 꼬마가 보겠다고 나와 동행 사이에 끼어 있었는데, (정확히는 팔과 팔 사이를 비집고 끼어든거다)

영어를 썼던 것 같긴한데 어느 나라 꼬마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찌나 힘이 세던지.

막무가내로 비집고 들어오는데 당해낼 재간이 ...

뭐, 또 꼬마애고 해서

"그래 너 봐라 봐!" 라는 심정으로; 비켜주었다.

그 아이 아빠가 나중에 쏘리; 라고 ;;;

 

 

각종 음악이 연주되고.

궁 밖에서는 말을 탄 근위병들이 연이어 들어온다.

 

 

어느 덧 밖에는 금새 이만큼의 인파가 몰렸다.

한산했던 아까와는 사뭇 다른 풍경.

교대식이 끝나자마자 인파에 치이기 싫어서 미리 나오려고 서둘러 저 곳을 빠져나왔다.

주변 정리가 될 동안 잠시 길을 막는데,

그냥 막 가다가 불려 세워졌다 ;;

 

 

그린파크 역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 -

인파에 치이는건 어디에서나 지치는군.

영국왕실 근위병교대식 :)

그래도 한 번쯤은 볼만하다.

 

posted by Jenny♬